노션을 웹, PC, 모바일에서 쓸 때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2023. 1. 26. 23:20PM・PO/코드스테이츠 PMB

코드스테이츠 PMB 16기 W7D2

Notion

노션은 노트 작성, 실시간 협업, 여러 형태의 데이터베이스, 파일 임베드 등의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여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는 올인원 워크스페이스이다. 개인적인 노트 용도로도 많이 쓰이지만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 및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하기 때문에 스타트업 팀, 자영업자 등을 위한 협업 툴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특성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versatility'라고 할 수 있겠다.

노션의 랜딩 페이지를 보면 '팀'에 굉장히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한 워드프로세서가 아닙니다'라는 말로 노션이 문서 작성 외에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어필하고 있다. 아래에는 현재 노션을 사용 중인 기업들을 예시로 들며 어필을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많은 스타트업들이 회사의 노션 페이지를 만들어서 웹페이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노션의 다양한 서비스 유형별 장단점 

1. 웹 앱

노션은 웹 앱으로 시작한 서비스이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노션이 사파리 브라우저 내에서 실행되고 있다.

장점 - 접근성

노션은 왜 다른 앱들과 달리 웹을 기반으로 시작했을까?
웹은 접근성이 가장 좋은 형태이기 때문이다. 설치를 할 필요도 없고 맥과 윈도우 상관 없이 브라우저를 통해 실행시킬 수 있다. 또한 앱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심사를 거치고 사용자가 직접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노션의 정체성은 '협업 툴'이다. 누구든지 쉽게 초대하고 쉽게 들어와서 곧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느라 한참 걸리거나, 윈도우만 설치 가능해서 맥 사용자들은 못 쓰거나 하는 불상사가 일어나면 안 될 것이다.

또다른 문서 작성 앱인 Craft가 오직 애플 생태계 기반의 네이티브 앱으로 시작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노션의 최우선 가치는 접근성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웹 기반 앱의 장점에 대해 노션이 직접 트위터에서 밝힌 바 있다. 새로운 기능과, 기존 기능의 개선, 버그 픽스 등을 훨씬 빠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 - 느린 속도

그렇게 접근성을 높인 노션은 그 대가로 속도를 잃었다. 문서 간 이동을 할 때마다 페이지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불러와야 하기 때문에 느릴 수밖에 없다.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페이지는 용량이 매우 작기 때문에 체감하기 힘들지만, 여러 장의 사진이나 많은 자료가 담긴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페이지를 불러올 때는 1초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페이지를 이동할 때 뿐만 아니라 다른 자료를 검색할 때도 시간이 걸린다. 노션 워크스페이스가 무거워질수록 검색을 통해 다른 페이지로 건너가는 과정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인터넷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터지기 때문에 속도 체감이 덜 하지만 인터넷 속도가 느린 국가들은 체감이 매우 클 수도 있으며, 아래와 같이 '노션을 빠르게 만드는 법'에 대한 글이나 영상도 많다.

 

How To Make Notion Faster - Excel Me

Does your Notion workspace have a slow laggy feeling to it? Check out this guide on how to make Notion faster!

www.excel-me.net

 

단점 - 오프라인 모드 불가

느린 속도에 이어 인터넷과 관련된 또 하나의 단점은 오프라인일 때는 사용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혹시나 캐싱 같은 기술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나의 뇌피셜이 무색하게 새로고침 하자마자 아래와 같은 화면을 볼 수 있었다.

요즘 인터넷 안 터지는 곳이 없는데 이게 무슨 대수일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노션은 업무용 툴이다. 해외 출장을 왔다갔다 하는 비즈니스 맨이라면 비행기를 자주 타고 다닐 것인데 비행기 안에서 쓸 수 없다. 물론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 시 동기화 문제 등이 있겠지만, 어쨌든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단점이다.

여담으로 '오프라인 모드도 지원 안 하면서 어디 감히 공항에서 광고를 하냐'라며 까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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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데스크탑 앱

노션은 웹을 베이스로 한 서비스이지만, 데스크탑 앱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Swift로 작성된 네이티브 앱이 아니라 Electron으로 만들어진 크로스 플랫폼 웹 앱이다. Electron은 프론트언어 3대장인 HTML・CSS・JavaScript를 통해 데스크탑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프레임워크이며, PC에 한해 크로스 플랫폼 개발을 지원한다.

2019년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Electron으로 만든 앱들을 거부하면서 노션 데스크탑 앱은 자사 웹페이지에서만 다운 받을 수 있는 것을 보면 네이티브 앱과는 확실히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Apple rejecting Electron apps from Mac App Store due to private API usage

On iOS, all apps must go through the App Store. On macOS, the Mac App Store is just one method of distribution and developers are free to publish their apps independently on their own website. This means app rejection policies on macOS are not as painful a

9to5mac.com

클릭 시 출처

위에서 말하듯 노션의 데스크탑 앱은 사실상 웹 앱인데 PC에 설치할 수 있게 앱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웹 앱은 React를 썼고, 데스크탑에서는 Electron을 썼는데 둘 다 JavaScript이기 때문에 거의 같은 코드를 쓰는 것 같다.

장점 / 단점 - 브라우저와 독립되어 실행

특정 브라우저 안에서 실행되지 않는 것은 일반적으로 더 좋다. 단축키들이 브라우저와 충돌할 일도 없고 웹에서는 아예 불가능한 오프라인 모드도 어느 정도 지원된다. 또한 브라우저의 인터페이스들이 없기 때문에 더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브라우저를 사용하지 않아서 생기는 단점들도 있는데, 브라우저의 자체 기능을 사용하지 못 한다는 점이다. 크롬 유저라면 여러 익스텐션을 깔아놓고 노션에서 쓸 수도 있고, 맥에서는 스와이프를 통해 앞뒤 페이지를 이동할 수 있는데 앱에서는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맥에서 쓰는 앱인데 스와이프가 스크롤 말고는 아무 기능이 없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단점 - 설치 필요

웹과 비교했을 때 앱의 가장 큰 단점은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웹 앱을 만족스럽게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노션 앱을 설치 않아도 된다. 성능 차이도 크지 않은데 굳이 앱을 다운받고 설치해서 용량을 차지할 필요는 없을 수 있다.

이외에도 노션의 웹 앱 vs 데스크탑 앱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눈 레딧 스레드가 있는데 재미 삼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위에서 다룬 내용 말고도 각자 다른 이유로 다른 형식을 선택해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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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use the Web or App version of Notion and wh... - 11 votes and 38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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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바일 앱

노션은 모바일 앱도 제공하고 있다. 정확한 기술 스택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React Native 같은 크로스 플랫폼 프레임워크를 통해 개발 중인 것 같다. ChatGPT에게 물어보니 React Native, Redux, Expo를 같이 쓰고 있다고 하는데 신뢰할 수는 없다. 어쨌든 모바일 앱까지 JavaScript를 사용해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 말은 모바일 앱 역시 느리다는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성능과 UX를 개선하고 있어서 점점 쓰기 편해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장점 - 알림

OS에 설치된 앱이기 때문에 알림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데스크탑 앱도 마찬가지지만, 모바일 앱에서 그 장점이 두드러진다. 다른 노트 앱과는 다르게 노션은 리마인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특정 기한이 다가올 때 알림을 받아보거나, 누가 나를 멘션했을 때 알람을 받아볼 수 있다. 이는 노션을 협업 툴로 사용하려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유용한 기능이다.

단점 - 불편함

하지만 그 외에 여러 기능을 사용하기에 모바일 앱은 아무래도 불편하다. 기본적으로 PC 화면에 맞춰져서 작업을 하다보니 모바일 앱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보려면 옆으로 길게 스크롤을 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다. 간단한 타이핑 정도는 괜찮지만 제대로 된 작업을 하려면 PC에서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모바일은 어쩔 수 없이 불편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Craft라는 문서 작성 앱의 경우 아이폰에서도 잘 만들어진 네이티브 앱을 통해 PC에 크게 뒤쳐지지 않는 사용성을 보여준다. W4에 UX/UI 분석을 한 적이 있으니 참고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코드스테이츠 PMB 16기 W4D1] Craft의 UX/UI 분석

Craft Craft는 "The Future of Documents"를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하고 있는 문서 작성 앱이다. 애플 생태계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여 윈도우즈와 웹까지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과 사용

hnsl.tistory.com

모바일 웹도 지원하나 싶어서 들어가봤는데 모바일로는 웹페이지처럼 조회만 가능하고 편집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왜 웹앱으로 시작했을까?

이 주제에 대해서 쓰려고 보니 노션이 웹 앱으로 시작한 서비스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확실한 자료는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노션 업데이트 내역을 뒤져보았다.

가장 첫번째 글부터 차례대로 조사하다보니 2016년 3월 31일에 'Pretty URLs'라는 업데이트 내역이 있었다. 페이지의 제목을 URL에 넣어서 보기 좋게 하는 업데이트인 것 같다. 그렇다면 노션을 브라우저에서 사용했다는 얘기이므로 첫 서비스는 웹 앱이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좀 더 확실한 정보를 얻고 싶어서 맥 전용 데스크탑 앱은 언제 출시가 되었나 찾아보니 같은 해 7월 27일에 맥 전용 앱의 프리뷰가 릴리즈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션이 웹앱으로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앞에서도 말했듯 사용자가 어떤 디바이스에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개발 및 배포가 용이하기 때문이었다. 이외에도 포스팅을 쓰면서 생각이 든 바로는 웹 앱으로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 같다. 어차피 PC 어플리케이션도 자바스크립트로 쓸 거고, 모바일 앱도 자바스크립트로 쓸 건데, 그 자바스크립트를 가장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는 웹 환경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시간 순서대로 보자면, 웹 앱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다른 앱도 자바스크립트를 쓴 것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인과관계로 보일 수 있지만, 노션이 굉장히 성공적으로 성장한 지금도 계속해서 웹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애초부터 네이티브 앱은 개발할 계획이 없었을 것 같다고 생각된다.

 

노션이 PMF를 달성했을 때, 어떤 유형으로 확장했을까?

일단은 노션의 PMF에 대해 먼저 생각을 해봐야 되는데, 노션의 성장에 대한 좋은 아티클이 있어 참고하였다.

 

🚀 노션(Notion)에 대한 연구 보고

노션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은 안보셔도 괜찮아요.

maily.so

노션이 확실하게 PMF를 찾았다고 할 수 있는 시기는 2020년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체감상 이때부터 한국에서도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것 같다. 조금 더 앞당겨 PMF를 잡자면 Notion 2.0이 출시되고 월스트리트저널에 올라간 2018년을 PMF를 찾은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다루었듯 노션은 웹 앱이 먼저이긴 했으나 2016년 이미 맥용 데스크탑 앱까지 릴리즈했다.

그리고 2017년 9월에 iOS 앱까지 출시하고, 2018년 6월에는 안드로이드 앱까지 출시했다.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지만 iPad 앱 역시 2019년 이전에 이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질문 자체가 유효하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 사실상 PMF 달성 전에 웬만한 플랫폼으로 다 확장을 한 상태였다. 그리고 이는 크로스 플랫폼을 통해 개발 효율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도 노션의 총 직원 수는 10명 정도 밖에 안 됐었다고 한다.

하지만 노션이 이렇게 서비스를 확장해나간 순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웹 앱 → 데스트탑 앱 → 모바일 앱(iOS) → 모바일 앱(AOS) → 태블릿 앱(iPad)

이런 식으로 확장해나간 것 같은데, 우선 가장 접근성이 좋은 웹으로 진출한 이후에 빠르게 데스크탑 앱을 출시하여 PC 환경을 전부 지원하는 것이 첫번째 확장이었다.

다음으로는 모바일 앱을 개발했는데, 나였어도 최대한 빠르게 모바일 앱을 출시하려고 노력했을 것 같다. 내가 적어둔 정보를 컴퓨터를 켜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은 노트 테이킹 툴로서는 굉장한 약점이기 때문이다. 반면 모바일 웹 앱은 노션의 광범위한 기능을 모두 쓰기에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노트 테이킹 앱이 모바일 웹을 지원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이 역시 잘한 선택인 것 같다. mem.ai 같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노트 앱을 모바일 웹 앱으로 써봤는데 사용경험이 매우 조악했다.

네이티브 앱을 좋아하는 내가 PM이었어도 지금과 같은 노선을 따라서 추진했을 것 같다. 어느 하나를 네이티브 앱으로 바꾸기에는 이미 너무 다양한 플랫폼에 진출해있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그 리소스로 차라리 서비스 안정화를 시키거나 신기능을 개발하는 것이 나은 판단일 수 있다.

그렇다면 노션이 PMF를 달성했을 때는 뭘 하고 있었을까?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변화/개선들을 했다.

  • 개인 사용자는 사실상 무료화 (블록 제한 X)
  • 한글화
  • 다중 계정 로그인
  • 모바일 앱 위젯

이 중 가장 중요한 변화가 바로 개인 사용자 무료화였다. 파일 업로드 5MB 제한을 제외하면 사실상 개인 사용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이 웹 앱의 접근성과 합쳐져서 에버노트의 대체 앱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많은 개인 사용자들을 노션의 '팬'으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더 높은 요금제를 사용하도록 만들었고, 유명세를 통해 많은 기업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하며 큰 수익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노션 말고도 디스코드, 슬랙, 심지어 Visual Studio Code까지 Electron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크로스 플랫폼 앱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많지만 노션의 사례와 같이 빠른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매우 큰 메리트이며, 웬만한 서비스는 크로스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