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앱 UpNote의 사용자를 인터뷰해보자

2022. 12. 21. 23:10PM・PO/코드스테이츠 PMB

코드스테이츠 PMB 16기 W2D3
문제를 발견하고자 하는 주제 하나를 선정해주세요. 그리고 아래 과정을 참고하여 30분 미만으로 인터뷰를 준비하고 진행합니다. 진행 후에는 본인이 진행한 것들에 대해서 회고하여 정리해주세요.

UpNote의 UI Overview

1.  '특정 서비스의 문제점을 알아보는' 인터뷰 목적을 선정합니다.

UpNote

나는 굉장히 많은 노트 앱을 시도해보았다.
그 중에는 꾸준히 사용한 앱이 있는가 하면, 잠깐 써보고 삭제했던 앱도 있다.
UpNote는 후자의 경우다.

내가 개인적으로 UpNote를 쓰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어딘가 경직된 느낌의 UI
  2. 캘린더 기능의 부재
  3. 미래의 불확실성

3번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UpNote는 대중적 인지도가 매우 떨어진다.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이다.
하지만 전자 노트앱에서 요구되는 핵심 기능 대부분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작하며 앱이 잘 만들어져있어 속도도 빠르다.
디자인도 에버노트와 비교했을 때 뒤떨어지지 않아보인다. 
그렇다고 소수 유저들에게 높은 요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저렴하다.
그래서 난 이렇게 잘 만들고 저렴한 앱이 왜 이렇게 인기가 없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비록 난 안 쓰지만 얼마 전 마침 동생이 에버노트가 불편하다길래 추천해줬다.
내게 맞는 앱은 아니었지만 매우 잘 만들어진 앱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에버노트의 대체 앱으로 좋다고 하길래 동생에게 추천했다.
오늘 다시 동생에게 아직도 쓰고 있는지 물어봤고, 그렇다고 해서 인터뷰 하기로 했다.

에버노트와 유사한 사이드바 메뉴

UpNote를 수개월째 쓰고 있는 동생은 그동안 어떤 불편을 느꼈을지 궁금했고,
그 이유들이 내가 생각한 이유와 동일할지도 궁금하여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인터뷰를 했다.
궁극적으로 인터뷰를 하며 서비스의 인지도가 낮은 이유까지 알 수 있기를 바랐다.

 

2.  인터뷰 질문지를 작성해봅니다.

큰 골격만 작성해두고 대답에 맞춰 세부질문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1.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질문
    - UpNote를 사용하고 있나요?
    -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2.  상대방의 상황을 확인하는 질문
    - 어떤 목적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나요?
    - 마지막으로 이 서비스를 사용했을 때 어떤 것을 했나요?
    - 비슷한 다른 서비스는 어떤 것을 사용해보았나요?
    - 앞으로도 이 서비스를 계속해서 이용할 의향이 있나요?

3.  상대방이 겪고 있는 문제를 확인하는 질문
    - 제품을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경험이 있나요?
    - 다른 서비스에 비해서 아쉬운 점이 있나요?

4.  개별 상황에 따라 추가로 질문할 것들
    - 문제점이 없다면, 추가로 바라는 점들
    - 문제점이 많다면, 그 중에서 가장 불편한 기능

 

3.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김OO 씨, 25세
인터뷰 일시 : 22.12.21. 18:00~18:20 (20분 간 진행)

꼬리 질문은 —로 표시했습니다

하시는 일이 어떻게 되나요?
: 그림을 그리고, 게임을 합니다.

UpNote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계신가요?
: 하루에 두세번 정도 들어가는 것 같아요.

노트 앱을 쓰게 된 이유가 어떻게 되나요?
: 다양한 정보를 그에 맞는 카테고리에 넣고 원할 때 찾을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 써요.

— 다양한 정보란 무엇인가요?
: 주로 소설의 아이디어를 적고요, 게임 관련 정보나 노래방 가서 부를 노래 같은 것들도 적어둬요.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썼을 때 어떻게 사용하셨나요?
: 자기 전에 누워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핸드폰으로 적었습니다.

— 떠오른 아이디어를 적을 때 불편했던 점이 있었나요?
: 아니요. 최적화가 잘 되어있어서 신속하게 쓸 수 있었어요.

업노트를 쓰며 가장 만족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 타자기 모드를 사용하면 내가 쓰고 있는 부분이 중앙에 고정돼서 글쓰기에 정말 좋습니다.

이전에 업노트와 비슷한 서비스를 써본 적 있나요?
: 원래는 에버노트를 써왔고, 노션도 하루 정도 써봤어요.

— 노션을 하루만 썼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 태그 기능이 없어서요 (여기서의 태그는 노션 데이터베이스 태그가 아닌 글로벌 태그 기능이다)

— 에버노트에서 업노트로 옮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에버노트는 무료 버전에서 기기 제한이 2개라서요.
  저는 PC와 아이폰, 아이패드 세 개를 쓰고 있어서 아이패드로는 에버노트를 못 쓰고 있었어요.
  그리고 처음에 앱을 실행할 때 켜지는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 — 에버노트에서는 괜찮았는데 업노트로 와서 불편해진 점이 있나요?
: 아예 없어요. 업노트가 상위 호환이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에버노트에서 따로 지원하는 기능들이 있긴한데 저는 필요 없어서 안 썼어요.

— — — 에버노트만의 기능들 중 알고 있는 것이 있나요?
: 스크래치패드 같은 것을 위젯 형식으로 쓸 수 있긴 한데 굳이 쓸 필요를 못 느꼈어요.

그러면 다른 서비스와 비교하지 않고, 업노트 사용 경험 자체에서 불편했던 것은 있나요?
: 아예 없어요. 제가 기능을 제한적으로 쓰고 있어서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추가적으로 생겼으면 하는 기능은 있을까요?
: 달력 기능 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달력 기능이 생긴다면 어떤 식으로 쓰려고 하나요?
: 시작페이지로 띄워놓고 오늘 일정을 확인하는 데 쓸 것 같아요.
  지금은 타임트리라는 캘린더를 이용해서 시작페이지에 띄우고 있어요.

— — 만약 달력이 생긴다면 타임트리 대신 업노트를 사용할 것인가요?
: 타임트리를 아예 안 쓰진 않을 건데 오늘 일정 확인 용도로는 업노트를 쓸 것 같아요.

노트 앱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 폴더 안에 폴더가 되는 게 중요해요

노트를 정리하거나 분류하거나 검색할 때, 원하는 대로 모두 되었나요?
: 네. 지금은 노트가 엄청 많지는 않아서 폴더로만 정리하고 있어요
  어느 폴더에 어느 노트가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검색은 전혀 하지 않고 있어요.

UI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노트 앱에 맞게 깔끔한 UI를 가진 것 같아요.
  좀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테마 커스텀이 제한적이고,
  (UI는 아니지만) 웹 브라우저 같은 탭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테마의 어떤 부분이 커스텀이 되고, 어떤 부분이 제한적인가요?
: 포인트 컬러를 몇 개 정도 선택할 수 있는데, 전체 페이지 색깔이나 테마 같은 거는 못 바꿔요

여러 플랫폼을 지원하는 앱인데, OS환경이나 기기별로 사용경험에 차이가 있었나요?
: 없었어요

전체적으로 굉장히 만족하면서 사용 중인데,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느낀 것이 있을까요?
: 홍보가 부족한 것 같아요. 검색해도 잘 나오지가 않아요.
  구글에 검색하면 에버노트 잘못 검색한 게 아니냐고 뜨고,
  유튜브 영상도 한참 전에 나온 것들 밖에 없어요.

(질문을 하지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답변)
: 좀 후회되는 게 있다면, 평생 라이센스를 3만원을 주고 구매했는데
  생각해보니 월 이용료가 1000원이니까 30개월 동안 써야 본전이잖아요.
  그 사이에 더 좋은 앱이 나오면 갈아탈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아까울 것 같아요

— 만약 어떤 앱이 나온다면 갈아탈 의향이 있나요?
: 현재 기능 전부에 캘린더랑 폰트 변경까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말하는 도중 폰트 변경 기능이 생긴 것을 확인함)
  엥 그런데 이제 업데이트 돼서 되네요. 그렇다면 부족한 것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시간을 되돌려 다시 결제할 수 있다면 월 결제를 할 건가요?
: 그건 아니에요. 만약 3년 동안 썼는데 쭉 쓰게 된다면 그게 더 아까울 것 같아요.

그렇다면 현재 결정에 후회하지는 않는 것인가요?
: 네.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네.

 

4. 인터뷰 후 소감을 정리합니다.

가족을 진지하게 인터뷰하려니 처음에는 어색했다.
준비한 질문을 차례대로 물어보는 것도 너무 딱딱할 것 같아서 조금 즉흥적으로 진행했는데,
하다 보니 조금 중구난방으로 질문을 하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동생이 생각보다 너무 만족하면서 쓰고 있었다는 점이다.
사용 중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못 했고, 오히려 에버노트에서의 불편함이 해소가 된 것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든 불편한 점을 뽑아내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그냥 엎고 다른 걸로 다시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실패한 과제도 과제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그냥 쓰기로 했다. 

나는 노트 앱을 고르는 기준이 12가지 정도 된다.
반면 동생에게 중요한 것은 폴더와 속도, 연동성 정도였고 모두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업노트를 쓰지 않기로 한 이유와 동생이 업노트에게 추가적으로 바라는 기능이 같았다.
나만의 까다로운 기준이 아닌 라이트유저에게도 니즈가 있다는 것이므로 이 기능들에 대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해봐도 좋을 것 같다.

또한 업노트의 인지도가 낮은 이유는 사용경험이 나빠서가 아니라 홍보의 미흡함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동생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좋은 평을 내렸고, 앱스토어 평점도 4.8점으로 우수했다.
홍보가 입소문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고 있는데 협업 기능이 없는 개인용 앱이다보니 더욱 홍보 속도가 느린 것 같다.

한편으로는 나 같이 노트 앱에 적극적이고 관심이 많은 헤비유저를 공략하지 못 하고, 동생 같은 라이트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앱이라서 홍보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에버노트는 클라우드 기능으로 노트 시장을 혁신했고 웹클리핑과 각종 자료 수집에 강하다. 
노션은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해 많은 기능이 있고 협업에 포커스를 맞췄다.
옵시디언은 노드식 그래프를 볼 수 있고 수많은 써드파티 플러그인을 설치할 수 있다.
업노트는 잘 만든 앱이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속도가 빠르다는 것 외에 자신만의 강점을 찾기 힘들다.
라이트유저들이 타겟이라면, 소수의 팬들에게 사랑 받을 것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는 것 아닌가?

현재 2억명이 사용하는 노트앱 공룡 에버노트는 타 기업에 인수될 정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에버노트의 대체 앱으로서 확실하게 자리잡으려면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