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31. 22:21ㆍPM・PO/코드스테이츠 PMB
프로덕트의 MVP는 무엇이었는지? 그 MVP의 핵심 기능은 무엇이었는지? 지금과 차이점은 있는가?
데일리샷의 시작
사실 데일리샷의 MVP는 지금은 종료된 '웰컴드링크'라는 구독 서비스였다. 월 9,900원을 내면 제휴매장에서 매일 첫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서비스였으며, '매일 한 잔씩' 무료였기 때문에 회사명도 '데일리샷'이라고 지었던 것 같다.
이 웰컴 드링크 서비스의 핵심은 win-win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공생 관계를 구축하는 것에 있었다. 구독자들은 한 달에 두 번만 가도 본전을 뽑고, 많이 갈수록 더욱 저렴한 가격에 술을 마실 수 있다. 반면 제휴매장들은 한 잔을 무료로 제공한 뒤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심지어 데일리샷이 제휴매장으로부터 어떠한 수수료도 받지 않기 때문에 점주 입장에서는 손해 볼 일이 없는 장사였다. 정말 한 잔만 마시고 가는 소위 '체리피커'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말만 들으면 소위 창조경제인 듯하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하려면 몇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 우선 많은 소비자가 구독을 하려면 충분한 매장 수가 갖춰져야 하고, 그 매장들에서의 경험이 좋아야 할 것이다. 괜찮은 술집들과 빠르게 제휴를 맺어나가려면 그만큼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데일리샷이 수수료를 포기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수익성을 포기하고 성장을 하는 것은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는 전략이긴 해도 데일리샷의 BM은 꽤나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 시기에 데일리샷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구미가 당기는 서비스였지만 주변에 딱히 매장이 없고 나이도 바에 가기엔 어려서 구독은 안 했었다.
이 서비스는 2018년 출시된 이후로 2년 넘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의 성장은 물거품이 되었다. 각종 규제로 인해 많은 술집이 문을 닫아야 했고, 당시 모든 지표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2020년부터 시작된 거리두기가 2022년까지 계속되었으니 이 서비스만 고집하며 사업을 이어나가려 했다면 폐업을 맞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웰컴 드링크를 서비스할 당시 어플 내에서의 핵심 기능은 '매장 소개'와 '주류 소개', '첫 잔 고르기' 등이었다. 어플에서 미리 방문할 매장의 웰컴 드링크를 고르고, 매장에 가서 예약한 화면을 보여주면 웰컴 드링크를 제공받는 시스템이었던 것 같다. 지금과 비교했을 때 앱의 기능이나 구조는 훨씬 더 간단했을 것이라고 보여진다.
하단 네비게이션 바에도 마이페이지와 더보기를 나누어놓은 것을 보면 현재의 술픽업 / 술픽업NOW / 택배배송 / 마이페이지 구성보다는 훨씬 단촐하게 느껴진다. 주류도 펍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만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종류도 훨씬 적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위클리 과제들에서 분석했던 술픽업 서비스와는 비즈니스 모델부터 어플 기능까지 완전히 다르다. 사실상 거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을 것 같다. 그래도 그들이 웰컴 드링크 서비스에서 쌓은 역량은 술픽업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프로덕트의 큰 변화나,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회사(or 팀)의 큰 변화시 무슨 일들이 있었나?
데일리샷의 피봇팅 Pivotting
하지만 데일리샷 대표의 인터뷰처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온라인에서 주류를 판매한 뒤 주류 판매 면허가 있는 일반 음식점에서 픽업이 가능하도록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데일리샷은 술픽업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만의 특별한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고 오히려 법 개정안을 따라가는 사업이라 웰컴 드링크 때와 다르게 굉장히 많은 경쟁자들이 생겨났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2020년 12월 14일 술픽업 서비스를 론칭한 뒤 꾸준히 빠른 성장을 기록해오고 있다. 11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33명으로 세 배가 늘어났다. 놀라운 점은 회사가 부도 직전의 위기인데도 대부분의 인원이 남았다는 것이다. 그래프로 보았을 때는 6월부터 12월까지 많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14명에서 11명으로 3명만이 감소했다. 힘든 시기에 팀원들이 줄줄이 이탈했다면 다시 채용하는 데에도 리소스가 많이 들며 사업을 이어나가기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직원이 남으며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하는데 성공했다.
프로덕트가 어떤 형태(ex. 웹, 앱)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가? 해당 형태로 서비스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데일리샷이 앱으로 서비스를 하는 이유
데일리샷은 현재 모바일 앱으로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웹페이지에서도 일부 상품 페이지를 볼 수 있긴 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결국 앱을 다운로드 해야 한다.
데일리샷이 앱으로만 서비스를 하는 이유로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한 마디로 말하자면 웹으로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웹으로도 구현하려면 충분히 할 수 있겠지만, 리소스를 고려한다면 앱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이다. 그 이유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첫번째 이유는 서비스의 특성 때문이다. 픽업 서비스이기 때문에 내가 주문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이 필요하다. 또한 술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문 시, 픽업 시 두 번의 성인인증이 필요하다. 앱을 이용하기 위해 가입하는 과정에서 성인인증이 한 번 필요하고, 이후 픽업 시에 내가 이 주문을 한 사람과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 화면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이유만으로도 반드시 앱이 필요하다.
실제로 데일리샷을 비롯한 다양한 술픽업 서비스들은 앱 위주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 반면, 전통주 구독 및 배송 서비스만 하고 있는 '술담화'의 경우 웹으로만 서비스를 하고 있다. 픽업을 하기 위한 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접근성 역시 큰 이유 중 하나이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웹 브라우저에서 검색해서 들어가는 것보다 앱을 실행시키는 것이 훨씬 간편하기 때문이다. 웹은 PC 환경에서의 접근성이 좋은 반면, 앱은 모바일 환경에서의 접근성이 좋다. 훨씬 작은 스크린에서 여러 인터랙션을 통해 정보를 이동하기 편하고 네이티브 앱이라면 전체적으로 빠릿한 사용경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홈스크린에 앱 아이콘이 보인다면 웹 브라우저를 실행한 뒤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들어가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또한 스마트폰의 GPS 정보를 통해 근처 픽업매장을 보여주기에도 편리하고, 픽업이 준비되면 알림을 보내야 하므로 앱이 필수적이다. 이외에도 마케팅 푸시 알림을 보낼 수 있는 등 앱으로 서비스 했을 때의 장점이 훨씬 많다.
사실 요즘 앱 개발은 "go-to" 선택지 같은 느낌인 것 같다. '서비스를 만든다 = 앱을 만든다' 같은 공식이랄까. 하지만 앱이 웹보다 우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꼭 앱으로 개발하는 이유가 없다면 웹으로 개발하는 것이 비용과 효율 면에서 더 좋을 것이다. 데일리샷은 앱으로 개발할 이유가 확실했다.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회사(or 팀)의 현재 기술 스택은 어떻게 되는지?
데일리샷의 기술 스택?
데일리샷 앱에 쓰이는 기술 스택은 몰랐지만, 앱을 사용하면서 '크로스 플랫폼 앱 같다'라는 느낌은 받지 못 했었다. 요즘은 React Native 등의 프레임워크들도 많이 발전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고도화되지 않은 앱들은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든다. 데일리샷이 어떤 기술 스택을 쓰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자료는 없었지만 개발자 채용공고를 통해 기술스택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백엔드(서버)
언어는 파이썬이고 프레임워크는 Django를 사용하고 있다. 장고를 사용하고 있는 다른 서비스들로는 인스타그램, 번개장터, 라프텔, 화해 등이 있다. 서버는 물리적인 서버가 아니라 AWS(Amazon Web Services)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AWS 클라우드 서버는 서버를 직접 관리할 필요가 없고 가변적인 트래픽에 대응하기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
프론트엔드 (iOS)
데일리샷은 웹페이지가 있긴 하지만, 랜딩 페이지 정도이기 때문에 따로 개발자를 두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데일리샷의 프론트엔드는 iOS와 Android 개발자로 나뉜다. Swift가 가능한 개발자를 뽑는 것을 보니 역시 크로스 플랫폼이 아닌 네이티브로 앱을 개발하고 있는 것 같다.
프론트엔드 (Android)
안드로이드 공고 같은 경우는 Java와 Kotlin을 모두 언급하고 있다. [그 외 이런 ~] 항목을 보니 원래는 Java 기반으로 개발을 했지만 Kotlin으로 변환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백엔드에서는 파이썬 - 장고, iOS에서는 Swift - (아마도)UIKit, Android에서는 Java(Kotlin) - (아마도)Android Framwork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GitHub, Firebase, AppsFlyer 등의 툴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회사(or 팀)의 현재 조직 구성원은 어떨 것으로 추정되는지
데일리샷의 조직 구성
데일리샷은 기업 노션 페이지에서 조직 구성원 소개를 제공하고 있다. 같은 직무끼리 카운트를 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 CEO 1
- CTO + 백엔드 1
- CFO 1
- Product Manger 1
- iOS 앱 개발자 2
- Android 앱 개발자 2
- 백엔드(서버) 개발자 3
- Sales Manager 5
- Business Manager 7
- HR Manager 1
- CX Manager 3
- Lead Marketer 1
- UX/UI Designer 2
- Content Manager 1
데일리샷의 팀원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직무는 비즈니스 매니저와 세일즈 매니저였다. 이들은 어떤 업무를 하고 있을까?
픽업매장 제휴와 주류 도매사 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핵심 업무이며,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는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이 업무가 "술픽업 서비스 운영의 핵심"이라고 한 것을 보면, 데일리샷이 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BM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웰컴 드링크 때에도, 술픽업 서비스를 하고 있는 현재에도 가장 중요한 역량은 제휴매장을 늘리고 관리하는 능력이다. 스타트업을 처음 시작할 때 대표의 직함이 '대표'가 아니라 '영업(Sales)'였다고 한다. 처음 데일리샷을 만들 때도 '공생'을 강조했던 만큼, 소비자와 점주 모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사업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또한 모든 직원들이 자기소개에 좋아하는 술을 적어놓을 정도로 '술에 진심'인 기업이기 때문에 피봇팅 이후에도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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