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블로그 서비스 Medium의 AARRR 퍼널 분석

2023. 1. 10. 23:09카테고리 없음

코드스테이츠 PMB 16기 W5D2

Medium

Medium(이하 미디엄)은 미국의 블로그 서비스이다. 월간 방문자가 1억 명이 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블로그 서비스 중 하나이며, 한국에서는 브런치가 성공적으로 벤치마킹하여 미디엄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드스테이츠 PMB의 읽기자료 중 미디엄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유도 미디엄이 그만큼 성공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읽기자료만 해도 2개의 미디엄 아티클이 소개되었다

미디엄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양질의 아티클이 많고, 그러한 아티클을 써낼 수 있는 작가들이 많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작가들은 왜 미디엄으로 향하게 되었을까? 미디엄이 남들과 다르게 중요시했던 한 가지 지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본문에서 다시 다루기로 하고 우선 미디엄의 주요 매출원인 'Medium Membership'이라는 구독 모델을 AARRR의 형식으로 분석해볼 것이다.

 

Medium Membership

미디엄의 주요 수익모델은 요즘 안 하는 곳이 없다는 구독 모델이다. 더 정확히는 Freemium 모델로,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아티클을 읽을 수 있다. 아티클 같은 경우 무료 아티클과 Member-only라는 구독 전용 아티클로 나뉜다. 무료 아티클은 말 그대로 아무 제한 없이 볼 수 있지만, Member-only는 한 달의 세 개까지만 볼 수 있고 그 이후부터는 멤버십에 가입하면 무제한으로 볼 수있다. 구독료는 월 5달러 / 연 50 달러로, Annual로 가입 시 일주일에 1달러도 안 된다는 기적의 논리로 홍보하고 있다. 5만원이란 돈은 아깝게 느껴지지만 일주일에 천 원은 싸게 느껴지기에 알면서도 설득된다.

Medium Membership 가입 페이지

 

AARRR

이 멤버십에 가입하기 위해서 사용자는 어떤 프로세스를 거칠까? 이에 대해 AARRR 분석을 통해 살펴보자.

1. 수집  Acquisition

수집 단계는 고객이 처음 우리의 서비스를 접하게 되는 단계이다. 미디엄 같은 경우, 수집 단계에 아주 유리한 서비스 구조를 가지고 있다. 플랫폼 안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양질의 아티클이 곧 수집을 위한 마케팅 수단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코드스테이츠 PMB를 수강 중인 사람들은 이전에 미디엄을 몰랐다고 해도 알 수 밖에 없다. 또한 위키 이상의 정보나 인사이트가 필요한 경우 구글링을 조금 하다 보면 미디엄의 글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미디엄 역시 자체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지만, 광고를 안 해도 무방할 만큼 자연스러운 사용자 수집이 매우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월간 방문자가 1억 명이다. 이 사실은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60%가 검색을 통해 유입된다

나 같은 경우도 뭔가 찾아볼 게 있어서 검색하다 보면 항상 비슷하게 생긴 사이트로 자꾸 들어가지길래 '이게 뭐지?'라고 하며 미디엄을 알게 된 케이스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포인트는 '미디엄'이라는 브랜드를 사용자가 인식하기까지는 대부분 몇 번의 재방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래 사진을 다시 보면 로고 밖에 없어 Medium이라는 글자는 서치바 안에 조그맣게 있을 뿐이다. 따라서 미디엄은 방대한 Acquisition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2. 활동 Activation

활동 단계는 예상 외로 미디엄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단계이다. 플랫폼은 뭔가 유입과 재방문이 제일 중요할 것 같은데, 미디엄의 철학은 그것과 반대된다. 트위터의 전 CEO이자 미디엄을 만든 Evan Williams는 본인이 왜 미디엄을 만들었는지 아래의 아티클에서 설명하고 있다.

 

What we’re trying to do with Medium

A place for ideas and stories—from Everyone—to thrive

ev.medium.com

요약하자면, 미디엄은 '아이디어를 위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사실 '블로그'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부분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인적인 일기나 상업적 홍보글일 것이다. 하지만 미디엄의 글들은 이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데, 그 이유가 미디엄이라는 공간의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모든 글들이 각자 자신의 생각과 주장 또는 학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어떤 글을 읽던 실패할 확률이 적다. 다시 말해 일단 유입된 사용자들이 유용한 정보나 번뜩이는 인사이트를 얻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미디엄의 주요한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단계에서 미디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무엇일까? 이 지표가 앞서 말했던 '한 가지 지표'이며 바로 TTR(Total Time Reading)이다. TTR은 사용자가 플랫폼 내에서 실제로 콘텐츠를 읽는 데 들인 시간을 의미한다. 에반 윌리엄스는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우리는 Medium의 방문자 수보다 읽는 데 소비한 시간에 더 주의를 기울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백만 개의 반짝이는 물체가 있고 지속적으로 알림이 들어오는 무한한 콘텐츠의 세계에서는 누군가가 실제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실제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유튜버들이 매우 중요시하는 것이 실제 시청시간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인터넷은 언제나 '숏폼'의 시대였다. 1시간짜리 드라마가 길어 10분 요약으로 줄이고, 이제는 그것도 길어서 1분짜리 숏츠로 만든다. 반면 미디엄이 목표로 하는 글 하나당 유저가 들이는 시간은 무려 '7분'이었다. 우리의 통념은 말한다. 누가 7분짜리 글을 읽는단 말인가?

사진 클릭 시 출처

하지만 미디엄은 직관이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목표를 설정했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미디엄 공식 출처는 아님) 글을 읽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7분일 때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보냈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7분 동안 글을 읽었다는 것과는 다르지만, 어찌 되었든 머무른 총 시간은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7분이 최적의 결과값이니 모두 다 7분에 맞춰!"라고 한 것은 아니다. 미디엄은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에서의 TTR을 A/B 테스트로 비교하며 끊임없이 최적화된 사용경험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3. Retention 재방문

사실 미디엄에 한 번 들어올 일이 있었다면, 한 번만 들어오게 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 특정 관심사나 일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알기 위해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방문 역시 수집 단계에서처럼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디엄이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성으로 더렵혀진 나의 알고리즘..

먼저 미디엄의 로고를 누르게 되면 홈페이지로 가게 되는데, 자동적으로 내가 그동안 읽었던 글과 관련된 아티클들을 추천해준다. 요즘 추천 알고리즘들이 다들 상향평준화 돼서 미디엄에 들어가면 최소 하나씩 클릭해보게 된다. 티스토리 같은 경우 로고를 누르면 티스토리 서비스의 랜딩 페이지로 이동해서 즉각적인 재방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데, 미디엄 같은 경우는 내가 팔로잉하고 있는 작가가 아무도 없더라도 충분히 다양한 읽을 거리를 제공해준다. 또한 아래 사진 우측에 보면 'Staff Picks'라는 추천 글에서 역시 매우 양질의 아티클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작가별로 이메일 구독을 할 수 있는 버튼이 있어서 이들이 발송하는 이메일을 받아볼 수 있는 것 역시 재방문을 일으키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 기능은 Referral과도 이어진다. 따라서 재방문의 핵심 지표는 유저 당 월간 방문횟수, 총 이메일 구독자 수 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역시 이 단계에서도 TTR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료 회원이든 유료 회원이든 계속해서 꾸준히 글을 읽게 하는 것이 미디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방문자 수만 높고 글 읽는 시간이 줄었다면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4. Referral 추천

오늘 강의 영상에서 Referral과 Revenue는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고 했는데, 마침 글의 흐름상 그게 더 자연스러워서 순서를 바꿨다. Referral 같은 경우, 미디엄이 워낙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줄 수도 있겠지만, 마케팅 차원에서도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Medium의 referred memberships 설명

위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작가들아, 구독자 끌어오면 구독료 반띵해줄게"이다. 실제로 한 명의 구독자가 연간 구독을 결제했을 경우, 수수료를 제외하고 24.12 달러를 받게 된다. 100명의 구독자만 생겨도 글로 먹고 살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구독자들이 실제로 글을 읽은 시간이 많다면 추가적인 수입을 준다.

구독자들을 referred membership에 가입하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작가들 본인만의 랜딩 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여 거기서 구독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으며, 다른 하나로는 위에서 말한 이메일을 통해 가입하게 하는 것이다. 이메일 구독은 유료 멤버십 회원이 아니더라도 무료로 할 수 있기 때문에 referral을 높이면서 동시에 구독까지 유도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단게에서는 referred membership 구독자의 수가 가장 핵심적인 지표이며, 메일링 총 구독자 수 역시 참고할 수 있다.

 

5. Revenue 구독

사용자가 앞서 말한 모든 단계를 거쳤다면 이미 월 3회 이상 유료 아티클을 읽어 답답해진 상태일 것이다. 한두달은 불편하게 살 수도 있지만 꾸준하게 이러한 불편이 반복되면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나한테 투자하는 건데, 5만원은 싼 거 아닌가?' 

사진 클릭 시 출처

위 사진은 미디엄을 구독했다는 어느 분의 후기이다. 이처럼 좋은 콘텐츠와, 나의 돈이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작가분들에게 간다는 생각이 미디엄을 구독하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다. 또한 계속해서 좋은 아티클을 읽을 수 있다면 구독자들 역시 계속해서 멤버십을 유지할 것이다.

그래도 구독을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이 짜증나는 Paywall일 것이다. 3회를 넘겼더라도 볼 수 있는 어둠의 방법이 있지만, 유료 아티클을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그냥 구독하고 말지'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Medium의 Paywall 화면

매출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지표는 구독 모델인 만큼 총 구독자 수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외에도 보편적 지표인 LTV, 총 매출 역시 볼 수 있겠다. 또한 맨 위에서 보았던 '멤버십 결제 페이지'에서의 이탈률과 위 사진의 'Upgrade' 버튼 클릭률 등을 확인하면 구독으로의 전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